강원희 대표 “현장 데이터 이해 없이는 AI도 없다”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AI와 데이터가 제조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 공장의 ‘말’을 오래, 가장 깊이 이해해 온 기업이 있다.
바로 스마트팩토리의 최전선에서 설비와 사람, OT와 IT를 잇는 인터페이스를 25년 넘게 만들어온 엠투아이코퍼레이션(대표 강원희, 이하 엠투아이)이다.

엠투아이 강원희 대표는 “우리는 전 세계 어떤 기업보다 기계의 언어를 많이,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엠투아이 강원희 대표는 본지와의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본사 1층으로 안내했다.
휴먼머신인터페이스(HMI)와 SCADA를 중심으로 확장된 솔루션 구조, 그리고 로봇·물류·제어 영역까지 이어지는 기술 로드맵이 한눈에 펼쳐진 공간이었다.
공장 설비의 ‘말’을 어떻게 읽고, 어떻게 연결하며, 어디까지 확장하려 하는지 엠투아이의 현재와 미래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강 대표는 전시된 기술 구조를 가리키며 엠투아이의 역할을 설명했다.
강 대표는 센서와 제어기, 설비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사람과 시스템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고, 이를 다시 제어와 실행으로 연결하는 것이 엠투아이가 지난 25여년간 맡아온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전 세계 어떤 기업보다 기계의 언어를 많이,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설명은 현장에 전시된 기술 흐름을 통해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엠투아이는 LG산전 제어기기연구소에서 분사해 1999년 설립된 이후, 국내 스마트 HMI와 SCADA 분야에서 국내 1위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반도체 공정 장비를 중심으로 축적한 기술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제조 현장에 적용되며 검증됐다. 강 대표는 엠투아이의 경쟁력을 ‘기계 언어에 대한 이해’로 정의했다.
그는 “아무리 뛰어난 IT 솔루션도 현장 데이터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며, “다양한 설비와 제어기가 혼재된 제조 현장에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수집·표현·제어해 온 경험이 지금의 엠투아이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반 위에서 현재 엠투아이는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반도체를 넘어 이차전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스마트물류로 영역을 넓혔고, 최근에는 로봇제어 분야까지 진출했다.
HMI와 SCADA로 완성한 관제 역량을 바탕으로 데이터수집과 모니터링을 넘어 학습과 제어, 실행까지 아우르는 AI 자율제조 밸류체인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강 대표의 설명이다.
사실 엠투아이가 맡고 있는 영역은 스마트팩토리 밸류체인에서 가장 현장과 맞닿아 있는 구간이다.
센서와 설비에서 발생한 데이터가 상위 시스템으로 전달되기 전, 이를 수집·가공·표현하는 HMI와 SCADA가 제조 현장의 ‘첫 화면’이자 ‘마지막 조작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본지는 ‘엠투아이맨’ 강원희 대표를 만나 커리어 여정과 함께, HMI·SCADA를 넘어 AI 자율제조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려는 엠투아이의 전략 등을 두루 물어봤다.

엠투아이 강원희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그야말로 ‘엠투아이맨’이다. 소회와 함께 비결을 꼽는다면.
LG산전 제어기기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시절부터 제어와 현장을 중심으로 일을 해왔다. IMF 시기 연구소가 분사하면서 엠투아이의 출발을 함께했고, 이후 지금까지 거의 모든 시간을 이 회사와 함께 보냈다. 단순히 직장 생활을 했다기보다, 한 기술과 한 산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키워왔다는 느낌이 더 크다.
개발, 기술영업, 영업, 마케팅까지 생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역을 직접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현장의 언어를 배우게 됐다. 고객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어떤 지점에서 시스템이 막히는지를 몸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 지금 대표로서 의사결정을 하는 데 가장 큰 자산이 되고 있다.
글로벌기업들이 장악했던 국내 HMI 시장에서 엠투아이가 1위가 된 비결을 꼽는다면?
HMI를 단순한 디스플레이 장치로 보면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렵다. 엠투아이는 ‘완성된 화면’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이 각자의 공정에 맞는 화면과 제어 로직을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말하자면 빈 도화지를 제공하고, 그 위에 SI 기업 등 고객이 공정에 맞는 그림을 그리도록 돕는 구조다. 이 같은 접근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엠투아이가 오랜 기간 축적해온 기술 내재화 역량이 있다. 하드웨어 설계부터 소프트웨어, 통신, 인증, AS까지 대부분을 내부에서 수행했다.
지난 25여년간 전 세계 수백종의 PLC와 제어기, 센서 프로토콜을 연구해왔고, 지멘스·미쓰비시·요코가와·야스카와 등 서로 다른 제어 환경도 문제없이 연동할 수 있다. 특정 벤더의 언어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점이 제조 현장에서는 결정적인 차별점이 됐다고 본다.
최근 스마트제조 환경에서 HMI 등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다고 보는가.
스마트팩토리 밸류체인을 보면 센서에서 데이터가 발생하고, 이를 수집·분석·감시하는 SCADA, 사람이 직접 확인하고 조작하는 HMI가 있다. 그 위에 MES와 ERP 같은 상위 시스템이 올라간다. 엠투아이는 이 가운데 OT와 IT를 잇는 ‘허리 구간’을 맡고 있다. 제조 현장에서 이 ‘허리 구간’은 갈수록 중요해 지고 있다. 데이터의 품질과 활용 가능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설비에서 발생한 데이터가 어떤 형태로 정제되고 표준화되느냐에 따라, 이후 MES·ERP·AI 분석 결과의 신뢰도가 크게 달라진다.
엠투아이는 다양한 레거시 설비와 최신 시스템이 혼재된 환경에서 이 연결 구간을 책임져 왔고, 이는 중소·중견 제조 현장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해왔다. 여전히 많은 공장이 설비 데이터가 제대로 디지털화되지 않은 상태다. 지금 AI나 자율제조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수기 기록이나 단절된 시스템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다. HMI는 거의 모든 설비에 이미 설치돼 있는 최전방 인터페이스다. 이 지점에서 데이터를 정확하게 읽고,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는 것이 디지털 전환의 출발점이라고 본다.
전기차 충전 시장을 겨냥한 아웃도어 HMI 개발도 눈에 띈다.
전기차 충전기는 대표적인 옥외 설비다. 최근 충전소를 지상에 설치하는 흐름이 확산되면서, 고온·저온·충격·방수 등 환경 요구사항이 매우 까다로워졌다. 엠투아이는 산업용 HMI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아웃도어 전용 HMI를 개발했고, 미국 기준의 각종 시험과 인증을 통과했다. 현재 해외 충전기 시장에는 여전히 단순 버튼이나 숫자 표시기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향후 사용자 편의성과 기능 측면에서 HMI 수요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용 HMI를 넘어 일반 HMI 시장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최근 빠르게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R&D 전략과 비전이 있다면?
엠투아이는 DX를 가장 잘해온 회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DX는 AI 자율제조로 가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우리는 HMI와 SCADA라는 관제 플랫폼을 완성했고, 이를 임베디드 환경과 PC 기반으로 동시에 발전시켜왔다. 이제 다음 단계는 제어 영역이다. 기존 PLC 시장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어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대신 우리는 로봇 제어와 물류 제어라는 새로운 축에 주목했다. 로봇 주행과 관제, 제어 영역은 아직 표준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시장이다. 최근 벰로보틱스 투자와 에스엠코어 인수를 통해 로봇 제어기와 스마트 물류를 결합하고, 피지컬AI 시대에 맞는 범용 제어 플랫폼을 만들어가고 있다.
대표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 가치가 있다면?
소통과 조직 문화, 직원 만족은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경영자의 역할은 결국 시장과 기술의 변화를 정확히 읽고, 이를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행이 없는 전략은 의미가 없다. 나는 여전히 현장을 중시한다. 고객과 멀어지면 답이 없다. 회사가 성장해야 조직 구성원들의 안정과 만족도 지속될 수 있다. 그래서 늘 실적과 기술 경쟁력, 그리고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민한다.
엠투아이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엠투아이는 데이터 수집과 관제를 넘어, 학습과 제어, 로봇 실행까지 이어지는 AI 자율제조 전 과정을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자 한다. HMI와 SCADA로 쌓아온 ‘기계 언어에 대한 이해’가 그 출발점이다. AI 자율제조 시대에도 공장에는 반드시 마지막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 엠투아이는 그 최전선에서 제조 현장의 언어를 가장 정확하게 번역하고 연결하는 기업으로 남고 싶다.
"엠투아이는 제조 최전선에서 현장의 언어를 가장 정확하게 번역하고 연결하는 기업으로 남고 싶다"

엠투아이 강원희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48시간 동안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면?
업무를 완전히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아무 준비 없이 떠나는 여행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다음으로는 양가 부모님이 떠올랐다. 명절에만 찾아뵙는 게 늘 마음에 걸렸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연락도 더 자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 건강 관리는?
솔직히 말하면 그동안 건강 관리를 거의 하지 않았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체질 덕에 버텨왔다고 생각한다. 표현이 좀 그렇지만, 제 몸이 ‘가성비가 좋다’고 할까. 잠을 덜 자도, 식사를 거르기도 해도 비교적 잘 버텨왔다. 다만 그런 자만심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한다. 한 달 전부터 주말마다 러닝을 시작했다.
평소 직원들과의 소통 방식은?
예전에는 직원들과 굉장히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회사 동호회 활동도 함께했고, 낚시나 축구 같은 활동에도 참여했다. 특정 부서가 아니라 다양한 부서의 직원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했다. 술자리나 운동 자리에서 회사 이야기뿐 아니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걸 즐겼다. 다만 최근 몇년은 사업 확장과 투자, 인수·합병 관련 업무가 겹치면서 그런 여유가 거의 없었다.
업무 외적으로 직원들에게 평소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나는 2차 면접을 모두 직접 본다. 그래서 입사하는 직원들과 반드시 한 번은 직접 마주하게 된다. 그때 꼭 강조하는 게 인사성과 기본적인 도덕성이다. 입사 초기에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먼저 인사하고, 빨리 조직에 본인을 알리라고 이야기한다. 회사 문화나 업무에 적응하려면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시간이 있다면?
최근에는 주말에 러닝을 하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 짧은 시간이지만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영화 감상이다. 어릴 때 꿈이 영화감독이었을 정도로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요즘은 예전만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가능하면 극장에서 보는 시간을 유지하려 한다.
대표님만의 리프레시(refresh) 비법이 있다면?
거창한 건 없다. 몸을 움직이는 것, 그리고 몰입해서 영화를 보는 것이다.
감명 깊게 본 영화가 있다면?
컨택트(Contact)’라는 제목의 영화가 두 편 있다. 검색해보면 같은 제목의 영화가 나온다. 두 영화 모두 제목은 같지만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공통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고객과의 소통, 시장과의 소통, 조직 내 소통이라는 관점에서도 의미 있게 다가오는 작품들이라 꼭 추천하고 싶다.
최종윤 기자 <저작권자 @인더스트리뉴스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

이전 글